자산관리 서비스, 인터넷 금융서비스도 유저인터페이스(UI)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폰' 가지고 난리들이 났는데 그걸 성능에 초점을 맞춰서 '내 손 안의 PC'라든지 그런 식으로 설명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핵심은 UI 입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들려줘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UI 말입니다. 워드, 엑셀, 한글.. 솔직히 10년전에 나왔던 버전에서 수년 마다 업그레이드 되는데 그 새로운 기능중 얼마나 활용하십니까? 이런 프로그램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얼마나 될까요?

소수의 전문가들이나 '아 편하다' 느낄 쓸 데 없는 기능들만 잔뜩 덧붙여서는 정작 UI는 형편없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폰처럼 직관적이면서 기존 틀을 깨는 획기적인 UI의 변화가 모든 분야에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제가 다루고 있는 분야가 금융시장이다 보니, 획기적이고 직관적인 UI를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가 없을까.. 항상 생각해 왔습니다. 은행, 증권, 자산운용, 보험 등.. 각 금융사들이 저마다 '자산관리 서비스'라는 걸 인터넷 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제 기준으로 봤을땐 한심한 수준입니다.

과연 자신이 보유중인 펀드 수익률 하나 확인하는데 거쳐야하는 복잡한 과정.. 그리고 딸랑 숫자 몇 개와 그래프가 뭘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자료만 잔뜩 나열돼있는.. 이걸 가지고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고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 반성해야 됩니다.

동료, 후배 기자들과 종종 나누는 이야기입니다만.. 과연 펀드에 대한 기사에 '설정액'이라든지 'class a, c' 따위의 용어를 쓰는게 옳은 걸까요? 펀드 기사가 투자 판단을 하는 하나의 '도구'(tool)이라고 한다면 지금 경제신문이나 이 분야를 다루는 언론, 기자들은 형편없는 UI를 제공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독자, 시청자 지향적으로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해왔고, 그런 고민 중에 방송으로 옮겨왔죠. 지금 출연중인 방송에서는 시청자를 생각해서 핵심적인 내용을 쉽게 전달해 드리려고 노력중입니다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쌩뚱맞게 왜 자산관리서비스 얘기하다 투자 관련 기사 얘기까지 나왔느냐.. 그만큼 소비자들이 투자와 재테크, 자산관리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접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단순히 각종 기사와 금융사들이 제공하는 정보만 넘쳐난다고 소비자들이 제대로 서비스를 받고 있는건 아니니까요.

얼마전 'Sungmoon's Blog'(http://sungmoon.wordpress.com) 에서 발견한 포스팅 때문에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민트닷컴이라는 미국의 개인자산관리 사이트인데요, 이 블로그 운영자께서 설명하신 내용을 읽어보니 딱 제가 원하던 그런 사이트입니다. 금융자산 수십억씩 되는 사람들이야 몰라도 평범한 일반 직장인들은 금융회사에서 환영받는 고객(소득과 재무상태 파악 쉽고 유사시 차압할 월급도 있으니)이지만 정작 이런 개인화된 서비스는 받기 어렵죠.

물론 이렇게 포괄적인 자산관리를 스스로나 남으로부터나 받아볼 생각도 못해 본 사람들이 많겠지만, 일단 이런 시뮬레이션을 경험해 보면 다들 써보고싶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민트닷컴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아래 링크를 통해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sungmoon.wordpress.com/2009/11/24/정말-잘-만든-개인-금융-관리-서비스-mint-com/

그런데, 얼랄라... 왜 이런게 한국에서는 안되는 걸까? 우리가 IB나 금융공학에서는 밀린다 치자.. 이런건 밀릴 필요 없지 않나? 이런건 우리도 할 수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고보면 한국의 금융사들은 공무원식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소비자 중심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이죠. UI에 대한 깊은 고민보다는 남들 벤치마킹하면서 최대한 욕 안먹는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듯 합니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도 한 몫 하겠지만요.

특히 보안의 경우는.. 어이없는 개념을 갖고있지 않나 싶습니다. 보안은 '안전'하게 만드는 겁니다. 이건 기본이죠. 거기에서 하나 더 생각해야 하는건 '안전'하면서도 '편리'해야 한다는 겁니다. '안전'을 위해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면 거기서 이미 서비스는 사라져버립니다.

한국은 복잡하고 불편한 것이 마치 더 안전한 것인양 호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본인조차 기억못할 영문과 숫자를 조합하게 만들고 4자리면 되었던 것을 6자리, 8자리, 심지어 10자리 이상으로 길게 만들라는 '강요' 수준의 '권장'을 합니다. 

이렇게 기억하기도 어려운 비밀번호를 억지로 만들어내서 기억하라고 강요하더니 이걸 또 몇 개월마다 바꾸라고 귀찮게 굽니다. 나를 보호하자는 건지 가둬두는 건지 구분이 안되는 개인정보 보호정책이라는 것도 그렇구요..

인터넷으로 접속해 계좌이체 한번 하려면 공인인증서 들고다니는건 기본이고 계좌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게다가 은행에서 나눠준 난수표 카드까지 들고 다녀야합니다. 그나마 신용카드 결제할 때에는 '안심결제 서비스' 같은 비교적 편한 방법도 있긴 합니다만... 익숙해지지 않으면 은행 창구에서 이체하는거나 컴퓨터 앞에서 이체하는 거나 번거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을 따지지 않고 UI와 절차상 복잡성만 따지면 은행 창구를 이용하는게 더 낫죠.

'보안 서비스'는 내가 불편을 감수하지 않고도 안전해지는 수단을 강구해주는 겁니다. "날 감옥에 넣어주세요"라고 말한 게 아니잖아요?

제발 사용하기 편리한 금융서비스 이젠 나와야 합니다. Active X 깔고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깔고 등등.. 아놔 이건 사무실이나 집밖에서는 아예 인터넷으로 금융서비스는 이용하지 말라는 얘기죠.

그래서 결국 금융 서비스의 소비자들은 모바일로 확~~ 이동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미 있었잖아?" 라고 생각하신다면 '아이폰' 이전에 이미 스마트폰 있었고 휴대폰으로 무선인터넷 가능했는데 왜 안쓰셨냐..고 물어드리겠습니다(아흥~)

예를 들어 보죠..

아이폰을 들고 백화점에 갔는데 맘에 드는 옷이 보입니다. 가격표를 보니 10만원.. 좀 비싸다 싶은데, 아이폰으로 바코드를 찍으면 어플리케이션이 자동으로 해당 상품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가장 저렴한 순서로 보여줍니다. 아싸~ 특가상품에다 무료배송.. 6만원짜리가 있네요. 오케이 선택~ 그 다음?

물론 결제까지 완료해야 뿌듯하겠죠. 여기서 결제는 나중에 집이나 사무실의 컴퓨터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해야 한다면 확 짜증나겠죠. 이래서 모바일 결제가 커질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쉽고 간편하게.. 아이폰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아주 간단한 1~2단계의 과정만으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해야 합니다. 물론 아이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모든 스마트폰에 확대 적용되겠죠. 

송금 또한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어야 됩니다. '송금 사기'와 같은 문제는 사회적으로 접근할 문제입니다. 보이스 피싱이나 스팸은 통신사의 개인정보 보안과 관련된 문제이지 금융서비스의 보안과 무관합니다. 여태까지 은행 ATM기에 가서 엉뚱한 계좌로 돈보낸 사람들이 어디 금융시스템 보안에 문제가 있어서 그랬던 건가요?

'불편'과 '안전'은 같은 의미가 아닌데 그동안 우리 금융서비스는 이를 동일시하는 방향으로 엇나갔습니다. 이제 금융사들이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적용될 새로운 결제시스템을 개발한다고 하는데요, 기왕 하시는거 은행계좌이체 투자상품 가입과 해지 등의 금융서비스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젠 "ELS 최고 연 20% 수익률.. 내일까지"라는 문자를 받았을때 관련 기사와 상품소개서 읽어보고 바로 가입~
"금펀드가 돈됩니다.. 'xxx' 펀드가 유망합니다" 라는 기사를 봤을때 바로 가입~
"xx은행 후순위채 연 x.xx% 오늘까지" 공지 보고 바로 매입~

.. 이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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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렌드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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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조성문 2009.11.30 0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잘 정리해 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특히 보안의 경우는.. 어이없는 개념을 갖고있지 않나 싶습니다. 보안은 '안전'하게 만드는 겁니다. 이건 기본이죠. 거기에서 하나 더 생각해야 하는건 '안전'하면서도 '편리'해야 한다는 겁니다. '안전'을 위해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면 거기서 이미 서비스는 사라져버립니다."

    이 말씀 정말 맞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미국에 와서 금융 서비스 이용하면서 조금 놀랐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인증절차로도 보안이 유지가 될까?" 답은 Yes입니다. 사이트에서 Paypal 암호만 입력하면 결재가 끝나지만 (키보드 해킹방지 이런 거 없습니다.), Google에서 검색해보니 Paypal 금융사고가 났던 적은 없더군요. (Scam이나 Phishing은 물론 있습니다.) 이거 쓰다가 한국에서 금융서비스 사용하려고 하면 황당.... 합니다. 제가 Mac을 쓰고 있는데, 일단 윈도우부터 띄워야 하고, 매번 보안 업데이트하느라고 5분씩 걸리고, 그러고 나면 에러나고, 다른 컴에서 다시 시도하고, 공인인증서 넣고...
    심지어 약간의 위험이 있다 해도 편리함을 너무 헤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서 이렇게 편리하게 구현한 금융 시스템 덕분에 온라인 쇼핑도 늘고 (아마존의 원클릭 결재), 민트 같은 부가가치 서비스도 생겨나고, 소비도 진작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2. BlogIcon 트렌드와처 2009.11.30 09: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공감합니다 ^-^
    민트닷컴 관련된 좋은 정보 잘 읽었습니다. 하루 빨리 한국에도 이런 서비스 생겼으면 좋겠네요